Für Bagatelle / 바가텔을 위하여

최기창 개인전

August 30, 2022 -  October 8, 2022

바가텔에 대하여 :

최기창의 언-페인팅(Un-painting)과 총천연색의 블랙 유머 

이 세상에 위대함을 경계하며 될 수 있는 한, 자기 분야에서 명장이 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이 있을까? 이상한 질문일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런 이가 드물지 않게 존재한다고 믿는다. 사정은 제각각일 테지만 실제 그런 인물 몇 명쯤은 알고 있기도 하다. 물론 그것이 의도된 삶의 속도와 가파르기에 관한 자기판단일지 판가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시각예술의 화려함, 비평적 우위에 서기 위한 분투, 제도화된 경쟁 시스템과 같은 미술계의 일면을 떠올린다면 작가의 숙명이란 포기보다는 획득, 순응보다는 격파해야 할 대상을 찾아내는 세계에 가까워 보인다.

 

한편, 필요 이상으로 각광받거나 위대해지지 않기 위해 애쓰는 이들에게도 일정한 노력과 자질이 요구된다. 세속적 성공의 지름길과 우회로, 유턴할 수 없는 각각의 지점에 설 때마다 우아하게 퇴각할 타이밍을 간파하거나, 이제라도 되돌아가고픈 욕망을 억누르고 직진해야 할 당위를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각자가 속한 세상의 ‘카운터파트’(Counterpart)가 되기 위해서는 시류를 조망하는 눈과 해야 할 일의 순리를 역() 조망하는 교차적 시선이 필요하기 마련이다. 이는 자기 발전의 역사를 초월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모순적 대응 방식이기도 하지만, 종종 예술 창작의 단면에서 감지되는 자기 주도의 ‘탈 조건화’이기도 하다. 그것은 ‘잘 하는 것을 더 잘하는 일’에 매몰되지 않는 것이며, 알게 모르게 몸에 익어버린 창작의 조건들을 배제하고, 때로 배반하는 일이다.

 

작가 최기창은 미묘하게 세계와 엇박자를 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기세 좋게 밀어붙이는 것도, 억지로 끌려다니지도 않는 그만의 ‘싱커페이션’[1]은 작업과 작업, 전시와 전시로 이어지는 불연속적 리듬과 강세에서 잘 드러난다. 어딘지 이해받기 어려운 오기와 변덕을 두루 지닌 최기창은 ‘유명한 무명’이라는 역설적 표현이 들어맞는 문제적 인물이다. 누군가의 눈에 비친 작가의 모습은 지나치게 위대해지지 않을 방법을 간구하는 태업가이자, 작업에 대한 자잘한 생각을 멈추지 않는 바지런한 예술 노동자이기도 할 것이다. 뚜렷한 고점도 저점도 찾기 힘든 작가의 이력 그래프는 주기마다 새로운 매체와 방법론으로 옮겨 가는 전략으로 인해 그가 간취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선명한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작가가 하는 일을 작업이라 표명할 수 있고, 나아가 작업을 미루거나 실행하지 않는 선택조차도 창작적 판단이라고 수긍한다면 작가는 늘 작업 중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바가텔’은 최기창이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꺼내든 키워드다. 클래식 음악 용어인 바가텔 (Bagatelle)은 두세 도막 정도의 소품에 붙이는 불어 명칭으로 사소한 것, 하찮은 것이라는 뜻이다. ‘가벼운 작업’을 지칭하며 자유로운 악상과 우연한 착상이 주요 특징이다. 어쩌면 훗날 대작이 될지도 모를 창대함의 시작인 것일까. 다음 날이면 없었던 것처럼 치우고 싶은 한갓진 유희의 표상일까. 아마도 바가텔은 그 두 점 사이를 지나는 말캉한 이행상태이자, 폐기될지도 모를 연약함에 가까운 상태일 것이다. <바가텔을 위하여>라는 제목 그대로 작가는 ‘바가텔’ 상태에서 멈춘 작업의 존재를 기념하고, ‘바가텔’적으로 활성화된 작업의 순간을 기뻐하며, 어느 틈에 비대해진 예술의 무게를 사소함의 감각으로 덜어내는 성찰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 대형 작업과는 거리가 먼 소박한 크기의 캔버스에 잔존하는 것들은 온통 망설임과 사물의 진동에 물들고, 묻어나고, 섞여 있다. 이제 작업을 시작하는 상태인지, 조금 전까지 쌓아 올렸던 것을 차례로 지워낸 것인지 모호하게 섞이고 스며든 색면뿐이다.   

 

인생의 절반 가까이 다양한 방식의 미술 창작을 시도해 온, 결코 간단하다 할 수 없는 이력을 쌓아온 중견 작가가 소나타나 교향곡은커녕 ‘바가텔’의 상태로 돌아가려고 하는 지금의 상황을 우리는 ‘퇴행’이라고 규정해야 할까. 혹은 다음 대작으로 옮겨가는 길목에서 쉬었다 가는 무해한 ‘해찰’ 같은 것으로 보는 게 좋을까. 그도 아니라면 역방향의 ‘전진’이라 평해야 할까. 아리송한 예단 대신 작업의 가시적 면면을 살펴보는 일은 극단적 평가를 유보하고, 한 명의 작가가 거쳐온 사고의 팽창과 수축의 과정을 이해하는 단서가 될 것이다.

 

전시장으로 옮기기 전, 작품들은 간택되지 않은 예비적 상태다. 작업실에서 마주한 최기창의 ‘드로잉’들은 완성된 지위를 얻기 전이지만, 한껏 나부끼며 여물지 않은 서정을 풍부하게 발산하고 있었다. 출하를 기다리는 상품처럼 냉정한 평가를 기다리는 대신 창작자의 애정을 듬뿍 받은 존재들이었다. 작업실 한쪽에는 미묘한 그라디언트 컬러로 물든 마스킹 테이프 줄기들과 망친 것인지 혹은 작업을 더 해볼 요량으로 치워 둔 것인지 판별 불가능한 상태의 낱장 드로잉들이 있었고, 바닥에는 층층이 포개진 캔버스가 가득했다. 상대적으로 완성태에 가까운 작업들이 이리저리 걸려 있었기에 채색된 작업들을 몇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었다. 가운데를 비우고 테두리에 컬러를 집중하여 프레임이 눈에 들어오게 하는 작업, 버려질 마스킹 테이프[2]를 화면 중앙에 위치시킨 작업, 프레임에 마스킹 테이프를 붙여 만든 작업까지 작업실은 마치 총천연색의 물감 포말이 번지고 물든 박스처럼 보였다. 온갖 컬러가 묻은 테이프와 화면, 프레임이 한데 섞여 수직, 수평적 위계를 따지거나, 원재료와 부산물, 결과를 구분하는 것 또한 무의미해 보였다. 

 

화가의 아틀리에가 원래 이러한 것인가. 스튜디오를 채우는 작업들의 에너지를 있는 힘껏 과장 해보자면 보글보글 끓어 넘칠 준비를 마친 부야베스(Bouillabaisse, 프랑스식 해물잡탕) 냄비, 그 속에 투하할 마르세이유 앞바다의 제철 식재료, 다음 주면 매끈한 핏의 수트로 변모할 구겨진 광목 패턴, 물감을 이리저리 섞어 조색을 갓 마친 몽글몽글한 상태인 것이다. 또 다른 시선으로 보자면, 무질서한 상태로 뒤섞인 그것들은 어떤 이유로든 사라질 지 모를 예비적 폐기물, 작품 간의 시각적 우위나 완성도의 등급을 정하기 위한 원칙과 기준이 결여된 상태일 수 있다.

 

갤러리 벽면에 아름다운 자태로 걸려있는 위대한 작품의 상태를 한 꺼풀 한 꺼풀 벗겨내다 보면, 전시 이전에 아틀리에가 있고, 그곳에서 생산된 작품 이전에 작가만의 통찰이 있었고, 그에 앞서 누적된 사소한 경험과 쉽게 밀려나 버린 일상으로 회귀하게 된다. 전시는 미분적 상태로 돌진하며, 가장자리로 밀려나고, 강한 존재에 의해 덮이고, 버려진 것들을 작업의 중심으로 올려놓는 과정이다. 중심과 주변부, 프레임과 그 내부, 포지티브와 네거티브가 없는 바가텔의 화면들은 공들여 제조한 조화로움, 공인된 미감을 연출하는 일에 기를 쓰지는 않는다. 분사된 물감이 남긴 수평, 수직의 운동감과 색채의 미묘한 번짐 속에서 우리는 습관처럼, 기어이 위대한 아름다움을 발견해 내고 말 테다. 오직 색으로만 채워낸 드로잉의 흔적들은 역설적으로 미술사에 등재된 색면 회화와 단색화, 붓질의 수행성을 강조하는 일군의 회화를 떠올리게도 한다. 이는 미술 시장에서 여전한 인기와 지지를 얻고 있는 보편적 미감이기도 하다. 과정이나 의도를 알지 못한다면, 멀리서 오해하기 딱 좋은 ‘적정하고 기분 좋은’ 그림처럼 보이는 것은 작가가 준비한 총천연의 블랙 유머인 것일까?

 

그래피티용 스프레이 물감을 분사하여 수직, 수평의 결을 만들고 몇 번 더 올려 나름의 깊이감을 생성해내는 제작 방식은 최기창이 이미 전작에서부터 적용한 기법이다. 아크릴이나 유화와는 달리 스프레이 회화는 사방에 포말을 뿜어내는 운동감으로 인해 거리 미술의 분방한 속성에 가까워 보인다. 공정에 있어 완벽한 성공도 실패도 없으며, 맞닿은 면에 묻어나고 스며드는 침투력 또한 재료 선택의 적절한 근거일 것이다. 따라서, 작가가 생성해 낸 것들을 ‘페인팅’이 아니라 ‘드로잉’이라고 언급한 것 또한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드로잉은 결과로서의 페인팅에 선행하는 원초적인 과정이자, 결과를 정밀하게 조작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팔과 손목의 운동과 같은 최소한의 방향과 강도, ‘픽스’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기꺼이 맞닿을 수 있도록 한 의도,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한 컬러와 면적의 겹침 정도가 작가가 구사할 수 있는 몇 가지 창작의 룰일 것이다.

 

아무것도 받아 적은 일 없던 흰 종이와 밤새 무엇인가 잔뜩 썼다 깨끗하게 지워낸 흰 종이는 같을까? 만일 다르다면, 무엇이 다른 것일까. 같지만 하나도 같지 아니하고, 다르지만 어떤 부분만큼은 유사한 조형의 세계에서 우리는 공연히 정답 없는 질문을 쏘아 올려 보곤 한다. 최기창이 어제오늘 내놓은 회화는 그제의 것과는 다르고, 내일의 것과 또 다를 테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물감으로 뿌리고 적셨다고 하더라도 ‘한 번은 한 번’인 것이다. 나는 그 부분에서 최기창의 작업들이 다른 작품의 선도(鮮度)와 미묘한 차이점을 창출해낸다고 믿는다. 그린 적 없는 그림이지만, 어쩐지 그림처럼 보이는 그의 드로잉들은 아마도 출렁이는 스프레이가, 때마침 창밖에서 들어온 그날의 바람이 그려낸 ‘언-페인팅’(Un-painting)이리라 생각해 본다.   

 

갤러리로 올 작업들의 미래적 아름다움을 상상하며 나는 다시 한번 바가텔이라는 생경한 단어를 입안 가득히 머금어 본다. 매일 반복되는 성실함과 몰입의 습성이 어쩌면 독이 되지 않도록 오늘의 할 일을 그만 마감하기. 독창적 생각이 특이함의 정조 안에 갇혀 버리지 않도록 한두 번쯤 휴지통에 버리기. 그리고 다음 날 슬쩍 꺼내어 새로운 가능성을 살펴보기. 바가텔을 위한 행동 방식은 이러한 인간적인 자연스러움과 어쩔 수 없는 욕망 안에서 순환, 작동되는 것이리라. 나의 삶이, 누군가의 예술이 그러하듯이.

 

[1] Syncopation, 한 마디 안에서 센박과 여린박의 규칙성이 뒤바뀌는 현상, 여린박에 강세를 놓거나 센박을 연장하거나 붙임줄로 다음 머리에 연결하여 만든다. 

 

[2] ‘Painter’s tape’라고도 불리는 마스킹 테이프는 물감이 묻어나지 않아야 할 곳을 가림으로써 화면에서 깔끔한 기하학적 선, 면을 만든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재료가 아닐 수 없다.

글 조주리 (전시 기획, 미술 평론)  

Für Bagatelle

최기창 개인전

August 30, 2022 - October 8, 2022

PROJECT SPACE MIUM

서울시 종로구 평창20길 14, 1층

Tel. 02 3676 3333

<Für Bagatelle> Kichang Choi Solo Exhibition

About Bagatelle:

Kichang Choi's Un-painting and Technicolor Black Humor

 

Is there anyone in this world who is wary of greatness and is as careful as possible not to become a master of his field? This may be a strange question. However, I believe that such people are not uncommon. Their individual circumstances may be different, but I do know a few such people.

Of course, it is not easy to determine whether the speed and steepness of life was an intended self-judgement. If one thinks of aspects of the art world such as the splendor of visual art, the struggle for a critical edge, and the institutionalized competition system, the artist's destiny seems closer to a world in which he finds objects to be defeated rather than to be complied with, and to acquire rather than to give up.

 

On the other hand, certain efforts and talents are required for those who strive not to be in the spotlight or become more great than necessary. This is because whenever you stand a point where you cannot make a U-turn, you need to either see the timing to retreat gracefully, or suppress the desire to go back and establish the determination to go straight. In order to become a 'counterpart' of the world to which each one belongs, it is necessary to have an eye that looks at the current trend and a cross-eyed perspective that looks at the order of things to be done. This is not only a contradictory way of responding to those who view their history of self-development transcendentally, but it is also a self-directed 'deconditioning' that is sometimes perceived in the cross section of artistic creation. It is not to be buried in ‘doing what you are good at, better’, it is a matter of excluding and sometimes betraying the conditions of creation that we have become accustomed to unknowingly and unwittingly.

 

Artist Kichang Choi continues to create works that are subtly offbeat. His 'syncopation’[1], which is neither pushed forward with great force nor is forcibly dragged around, is well revealed in the discontinuous rhythm and stress that leads to work after work, exhibition after exhibition. Kichang Choi, who possesses a variety of quirks and whims that are difficult to understand, is a problematic figure that fits the paradoxical expression of ‘famous unknown’. He will be a neglectful workman who seeks a way not to become excessively great in the eyes of someone else, and a hardworking laborer who never stops thinking about trivial things to do with his work.

It is difficult to find clear high and low points on a graph of the artist’s history, which does not give a clear answer as to what he wants to capture due to the strategy of moving to a new medium and method every cycle. However, if the artist can express what he is doing as work, and furthermore, if he accepts that even the choice to postpone or not execute the work is a creative judgment, then it can be said that the artist is always working.

 

‘Bagatelle’ is a keyword that Kichang Choi raised while preparing for this exhibition. Bagatelle, a classical music term, is a French name for two or three sections, meaning trivial or insignificant.

It refers to ‘light work’, and its main features are free motifs and accidental ideas. Perhaps it is the beginning of prosperity that may become a masterpiece in the future. Or perhaps it is a symbol of a retired game that wants to disappear the next day as if it never existed. Bagatelle is probably a soft transition between the two points, and it is so close to a state of weakness that it may fall into disuse.

As the title ‘For Bagatelle’ suggests, the artist commemorates the existence of a work that has stopped in the 'Bagatelle' state, rejoices in the moment of vitalized 'Bagatelle', and, at some point, welcomes time for introspection to relieve the weight of art that has become bloated using a sense of triviality. The remaining objects on the simple-sized canvas, far from large-scale works, are dyed, stained, and mixed with hesitation and vibrations of objects. Whether he is starting to work now or whether he has erased what he had built up a while ago, it is just a vaguely mixed and permeated color plane.

 

Should we define the current situation as a 'regression' of a mid-level artist, who has tried to create art in various ways for nearly half of his life, has built up a history that is by no means simple, and is trying to return to the state of 'Bagatelle' rather than a sonata or symphony. Or would it be better to view it as harmless ‘foresightedness’ that takes a break on the road to the next masterpiece? If not, should it be evaluated as ‘headway’ in reverse? Examining the visible aspects of the work instead of the ambiguous predictions, while withholding extreme evaluations, will be a clue as to the process of expansion and contraction of thought that the artist has gone through.

 

Before moving to the exhibition hall, the works were in a preliminary state of not yet being selected.

The 'drawings' Kichang Choi faced in the studio had not yet attained the status of completion, but they were fluttering to their fullest and releasing unripe lyricism in abundance. Instead of waiting for a cold-hearted evaluation like a product waiting for shipment, they were beings who received a lot of love from their creator. On one side of the studio, there were strips of masking tape dyed with subtle gradient colors and sheet drawings in a state where it was impossible to determine whether they had been ruined or had been put away with the intention to work on them again later, and the floor was filled with layer upon layer of stacked canvases. With works that were relatively close to completion hung here and there, I was able to classify the colored works into several categories. From the works of empty centers focusing the color on the edge to make the frame catch the eye, the works with masking tape[2] to be discarded located in the center of the picture, and the works with masking tape attached to the frame, the studio is like a box dyed and sprayed with technicolor paint.

It seemed meaningless to assort pictures, frames and tape with all kinds of colors to vertical and horizontal hierarchies, or to distinguish between raw materials, by-products, and results.

 

Is an artist's atelier usually like this? To exaggerate the energy of the work that fills the studio, it’s in a lumpy state like a boiling pot of Bouillabaisse ready to boil over, with seasonal ingredients off the coast of Marseilles to be dropped into it, a wrinkled cotton pattern that will transform into a smooth-fitting suit next week, and paints here and there that have just finished being mixed. From another point of view, it may be preliminary waste jumbled in a disorderly state that may disappear for any reason, lacking principles and standards for grading rank or visual superiority between different works.

 

Peeling off the layers of the great works hanging beautifully on the walls of the gallery one by one, there was an atelier before the exhibition, and the artist had his own insight before the works were produced there, and he now returns to the accumulated trivial experiences before him and to his daily life that was easily pushed aside. The exhibition is a process of rushing into a differential state, pushing to the edge, covering with strong beings, and placing abandoned things at the center of the work. Without center and border, frame and interior, positive and negative, Bagatelle's pictures are not crafted painstakingly to create a harmonious and accredited sense of beauty. In the horizontal and vertical movement left by the sprayed paint and the subtle spread of color, we will finally find great beauty, as is habitual. The traces of the drawing, filled with only color, paradoxically reminds us of a group of paintings that emphasize the performance of brushstrokes, monochrome paintings, and color plane paintings registered in art history. It is also a universal sense of beauty that is still gaining popularity and support in the art market. If you don't know the process or intention, is it the artist's natural black humor that the picture can be misunderstood to look 'appropriate and pleasant' from afar?

 

The production method of creating a sense of depth by spraying graffiti-type spray paints to create vertical and horizontal textures and then raising them a few more times is a technique that Kichang Choi has already applied from his previous work. Unlike acrylic or oil painting, spray painting looks closer to the wild nature of street art due to the sense of movement that spews spray everywhere. There is neither perfect success nor failure in the process, and the seepage force that permeates the contact surface makes an appropriate basis for the selection of materials. Therefore, the artist’s assertion that the things he creates are 'drawings' rather than 'paintings' is also convincing. Drawing is a primitive process that precedes painting, and as a result it is just ‘one of those things’ that cannot precisely manipulate or control the result. Minimal direction and intensity in the movement of arms and wrists, the intention to be able to touch each other willingly without being 'fixed', and the degree of overlap between colors and areas using masking tape are some of the creative rules that the artist uses.

 

Are blank, white sheets of paper the same as white sheets of paper that have been written on all night but erased cleanly? If they are different, what about them is different? In the sculpture world, which is the same but not the same, different but similar in some parts, we needlessly ask questions without answers. The paintings that Kichang Choi put out yesterday and today are different from those of the day before yesterday and will be different from those of tomorrow. Even if it was sprayed with the same paint in the same place, it is a ‘one-off’ painting. I believe that Kichang Choi's works are subtly more fresh than other works in that area. Although it is a painting he has never painted. I think that his drawings, which look like paintings, are probably 'un-paintings' drawn just by the splashing spray and the wind blowing in from the window.

 

As I imagine the futuristic beauty of the works that will come to the gallery, I once again hold the unfamiliar word ‘Bagatelle’ in my mouth. Stop finishing today's to-dos so that the habit of sincerity and immersion, repeated every day, won’t become poisonous. So that your creative ideas don't get trapped in the chastity of uniqueness, try throwing them in the trash can once or twice. Then, the next day, stealthily take them out to explore new possibilities. ‘Bagatelle’ will be operated within this cycle of human naturalness and unavoidable desire. My life, as someone else’s art.

 

 

 

 

 

[1] Syncopation: A phenomenon in which the regularity of strong and weak beats are reversed within a single bar, it is made by placing stress on, extending, or connecting strong beats to the next line with a tie.

[2] Masking tape, also called ‘Painter’s tape’, is an interesting material in that it creates neat geometric lines and planes on the picture by covering areas where paint should not be applied.

Juri Cho(Curator, Art Critic)